남도일보-학교수업 만족 학생이 절반도 안되다니

광주지역 초·중·고등학생 절반가량만 학교 수업에 만족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제 광주시교육청 소속 교육정책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초등생 4천400여명, 중학생 5천700여명, 고등학생 3천4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초·중·고생의 48.2%(매우 만족 19.2%·대체로 만족 29.0%)가 학교수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보통이다’(32.3%), ‘만족하지 않는 편이다’(6.8%),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3.0%) 로 나타났다.

결과를 보면‘만족’ 비율이 ‘불만족’ 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초등학생 10명 중 4명, 중·고생 10명 중 6명이 학교수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설문조사는 코로나19로 학교수업이 정상 진행되지 못한 영향을 어느정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초·중·고생 절반 이상이 학교수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건 충격으로 다가온다. 공교육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업만족도는 사교육 참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번조사에서 초등생의 81.1%, 중학생 75.5%, 고등학생 63.6%가 각각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중·고 학생 대다수가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이 기회있을때마다 공교육 활성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을 강조했던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다. 사교육만 못하는 공교육이 된 게 아닌 지 우려스럽다.

공교육이 신뢰를 잃으면 학생들은 학교수업에 흥미를 잃게된다. 교사들은 교육과정의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 이른바 교실 붕괴다. 광주시교육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수업 만족 학생이 채 절반도 안 된 원인이 무엇인 지 면밀히 파악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광주 교육계 종사자들은 공교육 활성화에 애쓰고 있는데, 정작 그 자녀들은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의존한다면 우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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