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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113) 마(魔)

기사승인 2021.04.07  18: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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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113) 마(魔)

<제4화>기생 소백주 (113) 마(魔)

그림/김리라(성균관대 미술학부 졸업)
그림/김리라(성균관대 미술학부 졸업)
‘어허! 저 우라질 대번 급살 맞아 죽을 작자가 결정적인 찰나에 나타나 판을 깨버리다니! 목구멍으로 다 넘어간 맛난 고깃점을 도로 토해냈으니! 이이 무슨 낭패인가! 삼천 냥이나 돈을 빌려가 장사를 간다는 놈이 이 한밤중에 들이닥치다니! 이이 당장 날벼락을 맞아 뒈질 놈! 에구구구구! 정승 체면에 이 무슨 사나운 꼴인가! 마구 잡아 죽일 수도 없고!…… 에이이이이이!……저저! 씨부랄 놈! 재수에 추저분한 옴 붙은 날이네! 쯧쯧!.........’

방 윗목에 놓인 사각의 커다란 장롱을 가리키며 소백주가 말하자 이정승은 낙심한 표정으로 혀를 차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하는 수 없이 벌거벗은 채로 장롱 안으로 재빨리 기어들어가 앉았다. 소백주가 방안에 어지럽게 널려진 이정승의 옷을 쓸어 장롱 속에 넣고는 철컥 자물쇠를 걸어 잠갔다. 그리고는 방안에 호롱불을 켜더니 잠겨 진 문을 열었다.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김선비가 들어왔다.

“왜 이리 늦게 문을 여는 것이요? 무슨 일 있나요?”

김선비가 성난 목소리로 외치며 방안을 휘 둘러보더니 이불이 깔린 아랫목에 풀썩 앉으며 말했다.

“무슨 일은요! 서방님이 아니 계시니 혹여 아녀자 혼자 있는 집에 괴한이라도 침입하여 무슨 변이라도 당할까 싶어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잡니다. 그런데 오늘은 집안일을 좀 했더니 피곤하여 여느 때 같잖게 깊이 잠이 들어 문 여는 것이 좀 늦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장사 나간 분이 벌어오라는 돈은 아니 벌어오고 갑자기 이 야심한 밤에 왜 집에 온 것입니까? 정승나리께 빌린 삼천 냥은 어떻게 갚을 것입니까?”

소백주가 김선비를 핀잔하며 누구 들으라고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어허! 부인,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들어보시지요. 내 장삿길을 떠나 무엇을 사서 팔면 돈이 되려나 하고 저자거리를 탐문하고 다니다가 우연히 머리가 허연 늙은 소경하나가 길가에 앉아서 점을 치는 것을 보았지요. 이 소경이 모든 사람의 과거사와 미래사를 훤히 다 알아본다고 하여 내 미래사가 참으로 궁금하여 그 소경을 한번 만나 점을 보기로 하였지요. 그런데 그 소경이 나를 보자마자 내가 천 냥을 가졌다는 것을 그대로 알아보는 것이었어요. 귀신도 이런 귀신이 없구나하고 내 점을 좀 쳐달라고 부탁했지요. 그랬더니 복채를 두둑이 내라는 것이었어요. 가진 돈은 있으나 장사 밑천이라 쓸 수 없고 하여 그냥 점을 좀 봐 줄 수 없느냐고 부탁을 했지요. 그런데 이 소경 점쟁이가 돈을 적게 내면 점이 맞지도 않고 점을 봐주지도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사실 이야기를 하고는 천 냥을 다 줄 수 없으니 내 이백 냥을 주리니 점을 좀 봐달라고 했지요. 그러자 점을 못 봐준다고 하면서 그 돈이 참 소중하겠다고 하더이다. 그러면서 이 소경 점쟁이가 하는 말이 ‘당신은 마(魔)가 끼어서 이 마를 풀지 않고서는 그 사이 이천 냥을 빚진 것은 고사하고 수십만 냥을 가졌더라도 절대로 돈을 벌기는커녕 사람까지 아주 버리게 되었소.’ 그러더이다. 그래 내 깜짝 놀라 도대체 그 마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 소경 점쟁이가 하는 말이 그것 참 기이하게도 ‘당신 집 안방 윗목에 있는 저 장롱이 바로 마’라는 것이었어요.”

김선비가 윗목에 놓여있는 커다란 장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계속>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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