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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103) 계략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103) 계략

<제4화>기생 소백주 (103) 계략

그림/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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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뭐? 뭐? 시방 뭐라 하였는가?”

뜻밖의 말에 이정승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깜짝 놀라 말했다. 그러나 그 김선비 옆에는 소백주의 달콤한 눈빛이 지키고 있었다.

“제게 천 냥만 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정승나리.”

김선비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허! 허흠! 처 천 냥이라!……무 무슨 연유로 천 냥씩이나 빌려 달라는 것인가?”

이정승이 김선비를 눈을 동그랗게 치뜨고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김선비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정승나리, 실은 장사를 해서 저도 먹고 살고 또 이 댁에 신세 진 은혜도 갚고 그러려고 그렇습니다.”

“으음! 장사라……자네 장사는 해보았는가?”

“아닙니다. 저의 장인이 장사를 해보라고 권하고 또 하다보면 할 수 있는 게 장사가 아니겠습니까!”

“그래, 그렇다면 천 냥을 갚을 시일은 얼마면 되겠나?”

“한 달만 말미를 주시면 장사를 크게 해서 바로 갚아드릴 것입니다.”

김선비가 야무지게 말했다. 욕심 많은 이정승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소백주가 이정승을 바라보며 눈을 찡끗 해보였다. ‘하!’ 눈치 없는 이정승이 그때야 상황을 깨달아 알았던 것일까? 이정승은 순간 닫힌 마음이 찰나에 탁 풀려버리는 것이었다.

“그그 그래, 그그 그럼, 도도……돈 천 냥을 내주겠으니 시일 안에 갚도록 하게나.”

이정승은 자신도 모르게 흔쾌히 허락하고 말았다. 김선비는 속으로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하인이 내주는 돈 천 냥을 받아와서 소백주에게 주었다. 소백주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김선비와 함께 그 천 냥을 가지고 수원으로 돌아갔다. 천 냥을 장롱 깊숙이 숨기고 며칠 후 소백주는 또 다시 김선비를 한양 이정승 댁으로 보냈다. 소백주는 이정승이 이제 꼼짝없이 걸려 들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자신이 수립한 계략대로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면 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여인의 처음 치마끈을 풀기가 어렵 듯이 탐욕스런 수전노도 마찬가지로 처음 돈을 얻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인의 치마끈을 한번만 풀어내려버리면 그 다음은 스스로 풀어 내리듯이 욕심 많은 수전노도 한번 돈을 빌려주면 도박꾼의 심리처럼 그 본전 생각 때문으로 자동적으로 계속해서 돈을 빌려준다는 것을 소백주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고비만 넘어서면 탄탄대로였다. 목표는 저 이정승이라는 악마가 스스로 소백주가 던지는 커다란 낚시 바늘을 눈치 없이 한입에 꿀꺽 삼키는 것이었다. <계속>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희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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