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남도일보 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2-사람이 모여 사랑이 되는 ‘만물상’

남도일보 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2

지역경제의 새희망, 사회적기업을 말한다(6)-해늘사회적협동조합

사람이 모여 사랑이 되는 ‘만물상’



블라인드 제작서 인테리어까지 사업 다각화
사회적취약계층 비율 80% 좋은 일자리 제공
공공기관 손길 못 미치는 사회문제 해결 앞장
 

KakaoTalk_20210513_084943706
전남 순천시에 위치한 해늘사회적협동 전경.

사회적협동조합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서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언하는 사회조직이 사전적 의미다.

사회적기업이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형태라고 한다면 사회적기업 가운데 가장 비영리기업에 가까운 조직이 바로 사회적협동조합인 셈이다.

그래서 사회적협동조합은 공익사업을 40% 이상 수행하고, 잉여금의 30% 이상을 법정적립으로 적립해야 한다. 또 이익이 나더라도 조합원에 대한 배당을 할 수 없으며 경영공시도 의무적으로 해야만 한다.

순천시에는 이처럼 엄격한 규정을 지켜가며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블라인드 제작 및 설치, MRO(소모성 자재의 공급, 유지, 보수), 인테리어, 방역 등 그야말로 만물상인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000경로당 수리
해늘사회적협동조합 직원들이 사회환원활동의 일환으로 순천시 관내 한 경로당의 출입문을 수리하고 있다./최연수 기자

◇사회복지사의 5천만 원 씨앗되다

지난 2014년 설립한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설립했다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0명에서 500만원씩 갹출해 총 자본 5천만으로 시작한 것이다.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면서 남들보다 앞서 사회적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뜻한 바 있어 사회적기업 그 중에서도 사회적협동조합을 시도했다.

당시만 해도 사회적기업이 생소했기 때문에 설립부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사회에 작은 일이라도 보탬이되고자 시작한 사업이지만 번번이 벽에 부딪치면서 힘든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실제 설립 첫해 매출은 한 사람의 인건비도 감당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합원과 내부 구성 모두 쉽게 포기할 수는 없어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업 영역을 다양화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라남도, 순천시 등 공공기관의 도움도 있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다보니 현재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지난해 매출 20억 원에 이를 만큼 순천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올해 목표는 30억 원을 잡았다. 힘든 시기일수록 사업 목표를 더 높게 잡고 노력한다면 보다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게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비록 높은 목표지만 1분기 매출로만 본다면 올해 목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akaoTalk_20200603_145011298_01
블라인드 설치 작업 모습.

◇블라인드 기술 배우러 대구로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의 첫 사업영역은 블라인드 제작 및 설치였다. 사업아이템을 그렇게 잡은 만큼 기술적인 노하우가 필요했다. 당시만 해도 순천 지역에서 4~5개 업체가 동종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기술을 배우려 이 업체들에게 아무리 사정해도 거절만 당했다.

미래 경쟁자가 될지 모르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시간을 들여 체득한 노하우를 전수해줄리는 만무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기술을 배우려면 외지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아본 곳이 바로 대구다. 블라인드를 제작하려면 원단을 구매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가장 큰 원단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여러 원단업체에 알아본 결과 기술을 알려줄만한 회사를 설립 몇 달이 되서야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시간과 노력도 많이 필요했다. 현재 사업본부장이 꼬박 석달을 대구에서 머물며 기술을 배우는데 전념을 해야만 했다.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영업이 중요한데 당시에는 방법이 없어 견본주택을 만들어 홍보를 했으며 관공서와 업체를 직접 찾아가 제품을 설명해야만 했다. 그마저도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여서 다른 방안을 찾아내야만 했다.



◇사업 다양화로 위기 극복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설립 이듬해인 지난 2015년에는 직접생산인증을 받았으며, 나라장터 등록하면서 본격적인 입찰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또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으면서 공공구매 우선대상 기업이 될 수도 있었다.

이 같은 노력은 블라인드 설치·제작으로 어느 정도 실적을 쌓았지만 조합을 보다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업 분야를 확장은 불가피 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건물위생관리, 소독, 저수조청소, 건설업 등을 새로운 사업분야로 선정했다. 인력도 초창기 3~4명에서 이제는 25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사업 분야도 늘고 인력도 늘었지만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그렇다고 영업이익이 크게 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합원에게 배당을 하지 않다 보니 영업이익의 일정부분은 사회환원사업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을 유지하면서 들어가는 인건비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은 어려운 시기에도 사회취약계층 80% 고용이라는 어려운 사회적기업 미션을 수행해 왔는데 그러나보니 영업이익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대용 이사장은 “일반기업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지 이익을 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의 다양화로 인테리어, 블라인드 매출이 감소했지만 방역 매출이 증가하면서 고용을 유지할 수 있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의 30% 이상을 주력인 블라인드 사업이 아닌 방역에서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을 향한 더 큰 포부

사회공헌사업 역시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의 중점 업무 분야다.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경우도 있고 단독으로 사회공헌 사업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지역사회에 어려움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로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손길이 못 미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업체가 수행하고 있는 주요 사회공헌 사업은 사회복지시설, 사회공공시설, 요양시설, 취약계층 가정 등에 소독 방역, 환경개선, 커튼블라인드 설치, 집고치기, 생활필수품 지원 등이다.

그 동안 광양에서 거주하는 할머니의 그림 전시회를 연다거나, 영구임대아파트 노인정에 블라인드를 설치했으며, 관내 경로당, 지역아동센터 등을 돌며 무료로 소독을 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이렇듯 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해늘사회적협동조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출 신장 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확대에 있다.

다양한 사업 추진하면서, 기술 습득이 용이한 사업을 택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특정 분야의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인력을 융통성 있게 활용함으로써 고용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회사의 방식은 코로나19 사태에 비로소 빛을 발했다. 사업장에 대한 방역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그 동안 실내건축이나 블라인드 제작 및 설치 분야에서 일하던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신규 채용 없이 매출은 늘렸다.

김대용 이사장은 “컨설팅 업체에서 사업규모 대비 고용 인력이 너무 많아 비효율적이라고 진단한다”며 “알고 있지만 사회적 취약계층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기 때문에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고 더 늘리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퇴사한 직원이 되돌아오고, 또 대기할 만큼 사회적 취약 계층에 나름 인기가 있지만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부취재본부/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연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