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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5화>명당과 아기장사 (10) 의로운 소년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5화>명당과 아기장사 (10) 의로운 소년

<제5화>명당과 아기장사 (10) 의로운 소년

그림/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수정됨_수정됨_20210516_152432
그림/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김씨 아이는 그 소리를 듣고 화가 났다. 소문에 듣던 바로는 살구재 녹두봉 아래에는 힘이 장사라는 산적이 사는데 간간이 장에 갔다 오는 장꾼들을 붙잡아 엽전을 후리거나 혼례식 치르고 신행 가는 신부를 덮쳐 납치해 희롱하고, 약한 사람들을 강탈해 먹고 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산적의 발걸음이 바람보다 빠른데다가 어찌나 힘이 세던지 아무도 대적하지 못한다는 거였다. 녹두봉 바위 밑에 마시면 힘이 장사가 되는 장군수가 솟아오르는데 그 장군수를 마시고 그 산적이 힘이 장사가 되었다고 했다.

“네 놈이 바로 소문에 듣던 그 산적놈이로구나! 이런 나쁜 놈!” 김씨 아이는 사납게 소리치면서 냅다 달려들어 그 산적을 넘어뜨릴 기세로 덤벼들었다. 그러나 산적은 김씨 아이가 비록 어리지만 맞붙어 싸우면 자신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였을까? 순간 그 여인을 옆구리에 끼더니 바람처럼 도망을 놓는 것이었다. 과연 소문대로 그 산적의 걸음걸이가 만만찮았다.

김씨 아이는 그 산적의 뒤를 쫓아 한달음에 덕룡산 자락 살구재 녹두봉 아래로 달려갔다. 살구재 위 녹두봉 아래에는 산적이 사는 움막이 있었다. 움막 뒤로 가서 보니 바위 밑에 있는 굴에서 맑은 물이 졸졸 솟아나고 있었다. 그 물을 마셔보니 바로 힘이 솟는 것이었다. 이 샘물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그 장군수인가 싶었다.

김씨 아이는 못된 산적 놈이 이 물을 마시고 힘을 얻어 몹쓸 짓을 하는구나 싶어 바로 그 옆 커다란 바위를 들어 올려 그 물이 나오는 굴 입구를 대번에 쾅! 하고 막아 버렸다. 어떻게나 사납게 바윗돌을 던져 버렸던지 굴 입구에 바위덩어리가 단단히 끼어서 물 한 방울 얼씬 하지 않았다. 장군수를 막아버린 김씨 아이는 벼랑 위에 지은 움막으로 들어갔다. 산적은 움막 안으로 김씨 아이가 나는 듯 들어오자 도무지 아니 되겠는지 신부를 그대로 팽개쳐두고 녹두봉 위로 도망쳐 버렸다. 김씨 아이는 울고 있는 신부를 구해 그 즉시 시집으로 가라고 돌려보내주고 바로 그 움막을 한주먹에 우지끈 무너뜨려 버렸다.

김씨 아이가 돌아가자 녹두봉 위 숲 속에 숨어있던 산적이 돌아와 다시 장군수를 마시고 힘을 얻으려 했으나 물줄기를 틀어막고 낀 바위를 도무지 빼낼 수는 없었다. 산적은 결국 그곳을 포기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세월은 바람처럼 흘러 어느덧 김씨 아이가 열일곱 살을 나던 어느 늦가을이었다.

턱이며 코밑에 거뭇거뭇 수염이 돋아나고 이제 제법 어른 티를 내는 김씨 아이는 줄곧 서당을 다니면서 총명한 두뇌로 부지런히 학문을 익혔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착한 성품을 지닌 김씨 아이는 남달리 힘이 장사여서 장래가 매우 유망하였다.

앞으로 더욱 학문을 연마하여 과거시험을 보고 벼슬길에 올라 나라의 큰 인물이 되거나, 무과에 응시하여 급제라도 하여 세상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장군이 될 재목감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탈 없이 성장하여 무언가 큰 가능성을 보이자 먼 옛날 중국인이 알아낸 장군대좌에 부모 무덤을 써서 그 명당이 복을 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큰 기대를 가져보는 것이었다.

<계속>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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