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추가채용…공시생 ‘기대반 우려반’

文 대통령 공약 사항, 올해만 1만2천명 채용 예정

“합격 확률이 높아졌다. 꼭 붙었으면 좋겠다” 반색

‘공시낭인’ 양산 지적…구인난 겪는 중소기업 울상

문재인 정부들어 공무원 추가 채용이 전망되면서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너도나도 공시생 대열에 합류하는 이른바 ‘공시 낭인’만을 양산하지 않을까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내걸었다. 곧바로 문재인 정부는 올 하반기에만 경찰 1천5백명, 부사관·군무원 1천5백명, 소방관 1천5백명, 사회복지공무원 1천5백명, 교사 3천명 등 공무원 1만2천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11조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았다. 공공부문 채용 확대로 소득 중심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이런 정부의 방침에 취업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회사를 아예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뛰어든 직장인 등은 크게 반기고 있다. 덩달아 공무원 학원가도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13일 광주지역 ‘공무원 성지’로 불리는 동부경찰서 인근 학원가에서 만난 문모(25·3년째 경찰직 도전)씨는 “합격에 대한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니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졌다”면서 “이번에는 꼭 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철 동부고시학원 원장은 “기존에도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더 늘어난 분위기다. 특정직렬 공무원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준비기간이 1년 이상이다 보니 새롭게 시작하는 학생보다는 기존에 공부하거나 중도 포기했던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재 학원가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공무원 확대 채용 계획에 우려의 시각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몰리다보면 기업들에게는 인력난을 불러와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성장 잠재력까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학원가를 떠도는 ‘공시 낭인’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과 정부의 채용 계획이 소방, 교육 등 특수 직렬에 집중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손영민 공무원단기합격학원 원장은 “아직 추경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별 변화가 없다. 많은 인원을 뽑고 나면 그 다음해에는 또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뽑기 때문에 기존 준비생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9급 행정직 시험을 준비하는 박모(23·여)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렬에 인원이 충원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 “하지만 행정직은 추가 채용 계획이 없어 큰 감흥 없다”고 시큰둥했다.

가뜩이나 구인난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은 정부의 정책이 달갑지 않다.

광주지역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대학 졸업자들이 대기업, 공기업만 바라볼 뿐 중소기업은 쳐다도 보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정책으로 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려들어 취업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울상을 지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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