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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8>-제1장 장계(狀啓)

기사승인 2018.01.18  2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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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

충무공 정충신 장군<8>-제1장 장계(狀啓)

정지(鄭地)는 정충신의 9대조였다. 위화도에서 이성계와 함께 복무하다 회군해 조선건국에 가담한 인물이었다. 왜구가 남해안 일대를 습격하고 육로를 뚫어 충청도까지 쳐들어와 탐악질을 일삼자 전라경상 도절제체찰사(都節制體察使)로서 외적을 물리쳤는데, 풀을 베기보다 풀뿌리를 제거하자는 전법을 구사하는 장수였다. 정윤이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대마도를 정벌하고, 이끼섬, 마쓰우라(松浦)를 점령하자고 제안하신 분이다. 바다에서 오는 적은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는 방비론이지.”

“그게 방왜해전론(防倭海戰論)이라는 거지요?”

“그렇지. 이끼섬은 대마도와 규슈 사이에 있는 섬이고, 마쓰우라는 조선과 가장 가까운 육지인데 고약한 해적들이 동래포 부산포 사천만 진주 해안까지 쳐들어 와서 물건을 약탈하고 여인네들을 납치해 처첩으로 삼았다.”

“예나 지금이나 못된 짓은 똑같군요.”

“그렇다. 그래서 지 할아버지는 해상교통 요로인 대마도와 이끼섬을 우리 땅으로 복속시키자고 하셨어. 왜놈들의 침략을 사전에 차단하고, 우리 영토를 넓히신다고 하셨지. 그때까지 왜는 통일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전쟁을 치르는 전국시대라 온 강토가 피로 물들어 정신이 없던 때였느니라. 그 자들은 전쟁으로 삶이 어렵게 되자 우리 남해안에 쳐들어와서 노략질로 먹고 살았던 게야. 지 할아버지는 그자들의 노략질을 견디느니 아예 대마도와 이끼섬을 점령하자는 방책을 내셨어. 해안 방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적을 육지에 기어오르지 못하게 그들의 진지를 초토화시키자는 것이었어. 자라나는 풀을 벨 것이 아니라 풀뿌리를 뽑아 제거해버리자는 것이었지.”

“지 할아버지의 말씀을 따랐다면 오늘과 같은 왜란도 겪지 않았을 것 아닌가요.”

“그러게 말이다. 그런 할아버지께서는 모함을 받아서 옥살이를 두 번이나 하셨다.”

“두 번이나요?”

“그렇구나. 앞서가는 사람들은 그렇게 모함을 받는 것이다. 큰 뜻을 꿈꾸는 사람들은 늘 기득세도가들에게 몰린다. 가만 있으라 하고, 그래도 바꾸자고 하면 쳐버린다. 반역으로 몰아버린다. 시끄럽고 귀찮다며 밟는 것이다.”

“안주하니 그렇다고 봐야지요?”

“쓸데없는 얘기했구나. 다른 생각을 하면 안된다. 재앙도 낮은 신분도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그렇다고 큰 복도 영광도 내 것이라고 기뻐할 것이 없다. 다만 꾸준히 정진할 뿐이다. 하던 일이나 마저 해라. 망태기를 만든다고 했느냐?”

“예.”

“그런데 왜 한지를 넣어서 새끼를 꼬는 것이냐?

“정성들여 만들어야지요. 중요한 물건을 담아야 하니까요.”

그는 길게 설명하지 않고 이렇게 짧게 답했다.

“그래, 무엇이든지 그렇게 정성들여 만들어야지. 새끼를 다 꼬면 말해라. 아비가 망태기를 만들어주마. 그래도 아비 솜씨가 나을 것이다.”

“제가 하겠습니다.”

이것만은 그가 직접 만들어야 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밖으로 나가고, 정충신이 다시 새끼꼬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한 나절을 쏟으니 꼴좋은 망태기가 완성되었다. 아버지가 다시 들어와 망태기를 들여다보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지를 넣은 새끼로 박음질한 것이 일부러 멋을 부리기 위해 만든 것처럼 보였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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