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와 청년일자리

고용쇼크와 청년일자리

<김성진 호남대 교수>
 

우리 국민들은 지난 6월15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성적표를 받았다.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개월 연속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통상 20만~30만 명 선을 오르내리던 취업자 증가수가 최근 석 달 10만 명 초반을 겨우 넘었고, 지난달에는 7만2천 명에 그쳤다. 한마디로 고용쇼크라고 하겠다.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김동연 부총리 마저 “5월 고용동향 내용이 충격적이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았다”고 실토할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동향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인구변화와 산업구조조정 등 구조적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당분간 호전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한다.

광주지역의 고용동향은 전년도에 비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이나,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보면 아직도 열악하다. 호남지방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5월 광주지역 고용률은 59.7%로 전년 동월대비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전국 평균 61.3%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대비 7천 명 증가하여 지난해 월평균 1만5천 명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한편 청년고용률은 1/4분기 기준 38.5%로 지난해 36.3%보다 2.3% 개선되었으나, 전국평균 42.1%와는 아직도 차이가 많이 있다. 오랫동안 청년고용률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청년일자리 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광주지역의 연봉수준은 2016년 기준 월 299만4천 원으로 전국 341만6천 원보다 12.4%가 낮고, 비정규직도 전국평균보다 높다. 그리고 대학진학률이 70%를 넘는데 양질의 일자리는 늘지 않아 대졸이상의 실업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취업준비기간이 길어지고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 한사람만의 고통이 아니라 온 가족의 부담이 된다.

지역에 일자리가 부족하니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간다. 지난해에는 이미 8천100명의 사람들이 광주를 떠났고, 그중 66%가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광주의 미래는 없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기업들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결국은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될 것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우리나라 전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광주는 더 심각하다. 민선7기 지방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중점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일반적인 대증요법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고 특단의 대책들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처방과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장기적이고 근본적 대책도 함께 강구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로 우선, 10월과 11월 취업시즌에 맞추어 지역 청년들이 지역의 우수한 기업에 많이 취업할 수 있다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이 줄어들 것이다. 구인-구직자간 서로 원하는 사람과 기업을 매칭시켜 정보의 미스매치에서 오는 실업률부터 최소화 해보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온라인 잡매칭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둘째로, 빛그린산단에 추진중인 ‘광주형일자리’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야 한다.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지역일자리 혁신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세번째로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청년들이 과감하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학 주변에 메이커스페이스를 조성하여 젊은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바로 디자인되고, 시제품제작센터를 만들어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창업지원시스템을 혁신해 보자. 네번째로 매년 편성되는 일자리 예산편성과정에 청년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추진 중인 청년일자리사업의 성과를 분석하여 효과가 낮은 것들은 통폐합하는 등 제도개선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를 혁신하는 노력도 착실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서비스업분야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광주군공항을 빠른 시일 내에 이전하고 그 자리에 세계적인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미래형자동차와 에너지신산업, 그리고 문화콘텐츠와 바이오헬스 등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산업을 지역 주도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7월 2일 새로 취임하는 광주시장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풍요로운 광주를 건설하고, 청년들이 떠나는 광주에서 돌아오는 광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실현되어 2022년 민선7기 지방정부가 끝나는 시점에는 광주가 청년일자리 꼴찌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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