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여름 휴가 4일로 늘었지만 ‘그림의 떡’

정부 권장 불구 제품납기·매출저하 등 이유

휴가비 지급 기업도 작년 보다 3.2% 줄어

중기 CEO 절반 이상 “휴가 생각도 안해…”

여름휴가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적극적인 휴가 사용 권장에도 불구하고, 장기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은 제품 납기와 매출 등을 이유로 여름 휴가가 ‘그림의 떡’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광주지역 기업들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지역의 대기업 직원들은 휴가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공장 등 대기업들은 최장 9일까지 휴가가 가능해 사전에 해외여행 등을 계획하는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상당수는 올해 여름 휴가 기간이 4일로 늘었지만 원청업체와 직장 상사, 동료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 휴가비 지급 예정인 업체가 지난해 보다 줄어들면서, 악화한 기업 체감 경기 여파가 중소업체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2018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보면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기업 중 휴가비 지급 예정인 기업은 65.3%로 지난해(68.5%)보다 3.2%P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300인 이상 기업과 미만 기업은 각각 73%, 63.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2.3%P, 3.8%P 줄어든 것으로 300인 미만 기업 감소 폭이 더욱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여름휴가 일수는 평균 4.1일로 지난해(3.9일)보다 0.2일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말 등을 포함한 실제 하계휴가 일수는 약 6~9일가량으로 예상된다. 300인 이상 기업이 4.8일, 300인 미만 기업이 4.0일이다. 전년보다 각각 0.3일, 0.2일 늘었지만, 300인 이상 기업과 300인 미만 기업의 휴가 격차는 지난해 0.7일에서 올해 0.8일로 0.1일 더 벌어졌다.

광주의 한 제조업체에 다니는 정모(30)씨는 “입사 후 3년째 제대로 된 휴가를 가지 못했다”면서 “휴가를 쓰는 것도 눈치보이고 휴가를 가기 위해서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중소기업 대표들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CEO 300명을 대상으로 ‘2018 중소기업 CEO 여름 휴가계획’을 조사한 결과 52.6%는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고 응했다. 지난해 33.3%보다 19.3%포인트 올랐다.

휴가를 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출장·행사 등 일정상 불가능(25.0%)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생산·납품일정 빠듯함 (15.0%), 업종 성수기(8.8%) 등 순이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