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장치 서둘러야

안전불감증이 또 아까운 어린 생명을 앗아갔다.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폭염속 무려 7시간이나 차량안에 방치돼 있던 4살바기 아기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인솔 교사도, 운전사도 내리지 않은 아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버스 문을 잠근 게 발단이었다. 일차적 책임은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어린이집 교사와 운전기사에게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세월호처럼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 및 시스템 부재가 낳은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어린이 통학차 사고는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 5월 전북 군산시에서도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지 않은 채 2시간 가까이 갇혀 있던 4세아가 구조된 일이 있었다. 2년 전 여름 광주에서 유치원 버스에 8시간 방치됐다 가까스로 구조된 4세아는 지금도 의식불명 상태다. 통학차량으로 인한 어린이 사고가 잠잠해 질만 하면 꼬리를 물고 터지고 있는 셈이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에 어른으로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다.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한번만 주위를 살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차량 방치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선 여러 방안이 제시되지만 당장 실천가능한 것부터 도입해야 한다. 통학버스에 버튼을 눌러야 시동이 꺼지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나 사람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술과 비용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장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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