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 7실점…광주FC에 무슨일이?
안양전서 1-7 완패…최다 실점·최다 점수차 ‘기록적’
경기 초반 잇따른 실점·펠리페 퇴장 번복…주도권 내줘
박진섭 감독 “우리 페이스 잃어…승격 위해 문제점 보완”

광주FC가 지난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 2019 20라운드 원정에서 1-7로 패하며 19경기 연속무패의 막을 내렸다. 사진은 실점한 뒤 아쉬워하는 광주 선수들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8경기 만에 필드 실점이었다. 그런데 무려 7골이나 내줬다.

올 시즌 19경기 연속 무패 6연승을 달린 광주FC가 첫 패배에서 7실점을 기록했다. 광주는 지난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 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 2019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7로 패했다. 팀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이자 최다 점수 차 패배로 ‘기록적’이었다. 이전 구단 사상 최다 실점은 2017년 5월 7일 K리그1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5실점이었다. 당시 광주는 0-5로 패했다.

19경기 동안 8실점의 ‘철벽 수비’를 자랑했던 광주의 이같은 패배는 팀은 물론 팬에게도 충격적이었다. 한 경기에서 19경기동안 허용했던 실점에 가까운 골을 내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개막이후 광주가 쌓아온 성적과 경기력을 볼 때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결과였다. 광주의 골문을 지키는 윤평국은 자신이 출전한 15경기에서 내준 5실점보다 안양전에서 더 많은 골을 허용했다.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멘붕(멘탈 붕괴:정신이 무너졌다는 의미의 신조어) ’이 올 정도였다. 대체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을 달린 광주에게 경기 초반 연속 실점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완전히 흔들어놨다.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한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 미드필더에서 약점을 노출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펠리페의 퇴장 번복은 선수단에 불안을 안겼다. 전반 초반 펠리페는 상대 수비수 유종현의 목을 손으로 때려 퇴장 판정을 받았다. 이후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옐로카드로 번복됐다. 펠리페는 경고의 부담을 안고 움츠러들었다. 이어진 전반 11분, 안양 팔라시오에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여기에 6분 만에 추가 골까지 허용한 광주는 급격하게 흐트러졌다. 광주답지 않는 플레이로 급하게 상대진영으로 올라서며 공격에 몰두했다. 전반 33분 두현석이 추격골을 얻어냈지만 이는 곧 역습으로 이어졌다.

광주는 공간을 파고든 안양에 공세에 한 골을 더 내줬다. 단 2분 반이었다. 쉴 새 없이 올 시즌 첫 3실점을 한 광주의 수비진은 완전히 무너졌다. 하프타임때 박진섭 감독은 선수단에 ‘우리의 플레이’를 주문했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여름과 이으뜸같은 베테랑 선수들 역시 조급함을 드러냈다. 여기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윌리안의 공백은 두드러졌고 3경기 만에 출전한 박정수 역시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광주는 후반 45분 동안 추가로 4실점하며 구단 사상 최다실점의 수모를 속절없이 감내해야 했다.

광주는 이번 패배를 보약으로 삼는다는 각오다. 그동안 다가올 패배와 깨질 무패기록에 대해 준비를 해왔던 광주다. 광주는 이날 경기에서 1대1, 측면, 코너킥 등 다양한 루트에서 득점을 허용했다. 그만큼 스스로의 약점을 돌아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경기 후 박진섭 감독은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페이스를 놓친 것이 패배의 빌미가 된 것 같다. 제때 대응을 못 했다. 감독으로서 부족했다. 19경기 동안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와 수비를 펼쳤는데 아쉽다. 언젠가는 위기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나마 오늘 경기가 단순한 패배로 치부하기보다, 문제점을 보여 준 경기여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문제점은 고치면 된다. 승격을 위해 다음 경기 더욱 보완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쓰디쓴 약을 받아든 광주가 첫 패배의 상처를 딛고 ‘다이렉트 승격’을 향한 힘찬 진군을 계속 이어갈 지 주목된다. .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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