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14억 전체 기부계획 달란 광주시에 내년 계획안만 제출

"내년 2억 기부"…면피 기부안 내놓은 어등산리조트
골프장 先개장 조건…2013년부터 매년 기부금 납부 약속
밀린 14억 전체 기부계획 달란 광주시에 내년 계획안만 제출
 

당초 ㈜어등산리조트가 조성하기로 했던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대상지

지난 2012년 어등산 컨트리클럽 선 개장 조건으로 기부금을 약속한 후 매년 단 한차례도 이행하지 않은 ㈜어등산리조트가 광주광역시의 수 년간 밀린 기부금 전체 납부 요구에 ‘내년 2억 기부’만 담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초 ㈜어등산리조트가 설립한 금조장학재단은 광주시에 “내년 2억원을 (기부금으로)내겠다”는 내용의 2020년 사업계획서를 보내 왔다.

금조장학재단은 2억 가운데 1억원은 광주빛고을장학재단에 장학금 기부를, 1억 원은 광산구 사회복지시설 개보수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광주시가 지난 6월 금조장학재단에 지난 2013년부터 미이행된 기부금 이행 계획이 담긴 내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답변이다.

앞서 ㈜어등산리조트는 지난 2012년 골프장을 먼저 개장하는 조건으로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받아들여 대중제골프장 9홀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을 사회복지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어등산리조트는 2012년 11월 금조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순수익금이 2억원 미만일 경우 어등산리조트 책임하에 연간 2억원 이상 사업비를 조달해 법인목적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약속 이행 공증도 별도 제출했다.

지난 2016년 광주지법 역시 ㈜어등산리조트와 광주도시공사의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에서 ‘대중제 9홀 순수익금은 사회복지장학재단에 기부한다’고 조정한 바 있다.

2017년 정부합동감사에서는 대중제 골프장 수익금 기부 미이행이 지적되며 감독 책임을 물어 광주시가 기관경고와 담당 공무원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등산리조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대중제 9홀 누적적자가 100억원을 웃돈다며 기부금을 내지 않고 있다. ㈜어등산리조트의 적자 주장을 받아들여 매년 2억원을 받는다 치더라도 2013년부터 올해까지 밀린 기부금은 7년간 14억원에 달한다.

기부금 약속이 수 년간 지켜지지 않자 광주시는 지난 3월 ‘어등산CC 기부금 납부이행 협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4~5월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시는 T/F에서 논의된 사항을 토대로 금조장학재단에 전체 사업계획서와 수지예산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금조장학재단은 석 달 뒤인 지난 9월 내년도 사업계획서만 달랑 제출했다. 시는 곧바로 전체사업계획서를 내라는 촉구 공문을 냈으나 한 달여가 흐른 이날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

진정성이 결여된 ‘면피용 일회성 기부’ 약속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적 조치 등 광주시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제기된다.

시 관계자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금조장학재단에 사업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10여차례 보내는 등 기부금 납부를 지속 요구하고 있다”며 “한 달이 지났지만 전체 사업계획서 제출이 없는 만큼 재촉구 공문을 보내고 관계자와 면담을 갖는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조장학재단 관계자는 “광주시가 공문을 보낼 때 미이행된 기부금 전체를 이야기하는 게 아닌 것으로 판단해 한 해 기부금에 해당하는 2억 원에 대한 사업계획서만 제출한 것”이라며 “미이행된 기부금 문제와 관련 ㈜어등산리조트 측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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