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제 식구·제 밥그릇 챙기기 혈안 전남도의회

제 11대 전남도의회가 출범한지 1년 반이 됐지만 여전히 제 식구·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다. 또 현안사업을 놓고 의원들 간의 보이지 않는 마찰도 눈에 띈다. 또한 의원들이 끊임없이 물의를 빚어 의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고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내년 7월에 시작되는 후반기 의장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혼탁’ 조짐을 보여 편가르기식 운영 등 각종 부작용도 우려된다. 가관으로 실망이 크다.

전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소속 한근석(민주당) 의원은 배우자가 전남지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 활동을 하며 내년도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의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지원’ 예산안을 애초 17억7천100만 원보다 18억8천900만 원 늘려 36억6천만 원을 통과시켰다. 이 예산은 집행부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의회 스스로 증액한데다 민간어린이집에만 지급키로 해 제 식구 챙기기에는 찰떡 공조를 보였다. 한 의원은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반별 운영비 지원과 어린이집의 운영난을 거론하기도 해 잿밥에만 관심이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또 어린이집 예산 증액을 요구한 오하근(민주당) 의원도 배우자가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서 예산안 심의와 행정사무감사를 펼쳤다. 오 의원 역시 지난해 11월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요양병원과 관련된 우호적인 발언을 해 제 잇속 챙기기에만 정신이 팔렸다고밖에 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도의회가 개정한 ‘이해충돌 회피’조례에도 불구, 상임위원장에게 관련 신고조차 하지 않는 등 자신들이 만든 조례를 스스로 무시하고 조례 제정 사실조차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였다.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이 없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전남도의회는 책임을 통감하고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의정활동 부당 사유가 있는지를 파악해 해당 의원들의 상임위를 재배치해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 전남도당은 이해 충돌 금지 의무를 위반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엄정한 징계 조치를 취해야 된다. 경기 침체로 주민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현실에서 전남도의회가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책무는 다하지 못하면서 지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니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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