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물에서 시작된 변화의 물길, 물복지 실현을 향해 흐르다

이종진(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본부 물관리처장)

우리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윗물’은 통상 지위나 나이 등의 의미로 쓰이지만 말 그대로 윗물의 수질이 아랫물의 수질을 좌우한다는 뜻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강에는 윗물과 아랫물이 있다. 비가 내리면 작은 도랑과 개울을 거쳐 들판의 작은 강이 되었다가 큰 강으로 합류된다. 여기서 큰 강으로 합류되기 전의 작은 강을 지류 또는 소하천이라고 하며 이를 윗물, 강 본류는 아랫물이 된다. 윗물이 더럽다면 아랫물인 강 본류도 깨끗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우리나라의 강, 즉 하천관리는 윗물보다는 아랫물인 강 본류와 댐 호소에 집중해왔다. 게다가 하천을 관리하는 주체가 윗물부터 아랫물까지 통일되어 있지 않았으며, 부처별로 국토부는 이수 치수, 환경부는 수질 및 수생태, 행정안전부는 재해예방 등 하천관리의 목적이 달랐기 때문에 효율적인 윗물 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가 아니었다. 이러한 여건 탓에 동일 하천에 대해서도 사업 내용이나 투자가 중복되거나, 하천의 일부 기능에만 치중하여 타 기능 부분이 누락되기도 했다.

더욱이 유역 전체의 문제 인식 보다는 하천의 단편적인 모습으로 대상을 선정하고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사업효과가 상류부터 하류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우리나라 물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는 물관리일원화 이후 유역 전체 물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하천관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통합형 윗물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형 윗물 개선 사업이란 강 본류의 근원인 도랑이나 소하천에 초점을 두고, 그간 단편적이고 개별적이며 편리성 위주로 이루어졌던 윗물의 수질개선, 수량확보, 수생태계 복원 및 재해예방 등의 사업이 자연성 회복의 관점에서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말한다. 유역 전체의 물환경 특성을 파악하고 오염 기여도 평가 등을 기반으로 관리가 가장 필요한 하천 또는 소유역을 선정한 후에 각 도랑?소하천별 수량, 수질, 수생태 및 재해예방 관련 사업들의 적용 우선순위를 결정함으로써 하천관리가 훨씬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하천 물환경 개선 효과가 증대되고 사업의 중복성을 방지할 수 있어 비용적인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에도 금년에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본부가 새롭게 확대 재편되면서 유역 물문제 해결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 출발점에서 통합형 윗물 개선사업의 첫 시작으로 광주광역시, 목포시, 나주시, 화순시 등에 연간 114백만톤의 물을 공급하는 주암댐 유역을 선택하였다. 영산강과 섬진강을 아울러 가장 큰 식수원인 주암댐 유역을 시범 사업 대상지로 선정함으로써 보다 많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물환경개선을 이루고자 하며, 사업구상부터 유역내 지자체, 학계, 지역주민,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하천관리모델을 수립하고자 한다.

이제 하천 본류의 근본적 수질개선을 위해 윗물 물환경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환경 개선으로 찾아오고 싶은, 자연이 살아 숨쉬는 강을 만들고자 한다.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물 복지를 위해 도랑에서부터 하구까지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물환경관리에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본부가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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