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만난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 결국 ‘헛발질’
李·金, 겉으로는 통합·상생…주요 현안은 ‘뒷전’
공동추진 사업도 해결 의지보다는 여론몰이 ‘급급’
당장 풀어야 할 ‘민간공항 이전’ 은 아예 거론도 못해

악수하는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가 1일 오후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가운데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악수를 하고 있다. 무안/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년여만에 열린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이하 상생위)가 겉으로는 통합과 상생을 외치면서 정작 공항 이전 등 당면한 공동 현안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여론에 떠밀려 만난, 해결 의지보다는 마지못해 만남이 이뤄졌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민감한 광주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다루지도 못했고, 나주 SRF, 동복댐 등 다소 민감한 주요 현안도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한 일부 사업들도 예전부터 추진해온 내용에 불과한 여론몰이용 행사라는 비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1일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김영록 지사와 이용섭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를 열고 33개 공동협력과제를 확정했다.

올해로 출범 6년째를 맞이한 상생위는 광주·전남이 주요 현안에 대해 합의를 모색하고 공동 협력과제를 발굴하는 자리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취임 후에는 2018년 8월,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열린 상생위에서는 빛가람 혁신도시 활성화 사업 등 25건의 기존 과제에 대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와 정부 정책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신규과제 8건을 발굴해 논의했다

하지만 양 시·도가 대립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공회전만 반복하는 모양새다.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는 논의 과제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화순 동복댐 관리권 역시 마찬가지.

특히 공항 이전문제의 경우도 국토부·국방부·광주·전남으로 구성되는 ‘군 공항 실무 협의체’로 넘기는데 그쳐 논란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광주·전남이 공동으로 추진하기로한 마한문화권 정비와 공동관광상품개발, 온라인 일자리박람회, 마을공동체 인력 공동활용, 영산강 생태환경개선 등도 규모나 내용면에서도 신선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시·도가 협력이 가능한 것만 논의하고 민감한 현안은 뒤로 제쳐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력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구성한 상생위 취지와는 부합하지 얘기다.

이날 양 시·도는 신규과제를 비롯 총 10개 항목에 대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는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 발표문’을 합의해 발표했다.

앞으로 광주·전남은 신속한 감염병 대응을 위해 ‘광주·전남 합동지원단’을 구성하고 치료 병상을 나누는 등 협력체계를 강화해 시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균형 뉴딜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그린뉴딜·SOC·관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초광역 협력사업’을 공동 발굴·추진해 광주·전남이 새로운 국가 발전축으로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기로 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광주·전남은 상생정신을 발휘해 의료자원과 병상나눔에 협력하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있다”며 “오랜 역사 속 지금까지 이어온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양 시도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초광역 협력사업을 발굴해 초광역 경제권 기틀을 다지고, 광주·전남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광주·전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운명체라는 인식하에 시대정신과 미래를 보고 나아가면 거기에 상생이 있고 동반성장의 길이 있다”며 “광주와 전남, 전남과 광주가 마음을 합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출범 6년째를 맞은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는 그동안 47개의 협력과제를 발굴했다. 이 중 38건이 정부 사업으로 반영되는 등 성과를 거뒀으며, 광역교통망 등 나머지 9건은 국가계획 등에 반영하기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 중이다.

민선 7기 들어 한국에너지공대 설립, 광주·전남 에너지밸리 조성, 제2남도학숙 건립, 한국학 호남진흥원 건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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