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안전 불감증 여전한 재개발·재건축 현장

광주지역 곳곳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철거 현장과 같은 방식으로 건물을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불감증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철거 작업 중인 북구 운암주공3단지 재건축 현장은 5층 아파트가 1층부터 3층까지는 3면의 벽만 남아있고 4층과 5층은 아파트 원형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고 한다. 성냥갑 처럼 얇은 벽면에 의지해 공중에 떠있는 아파트의 형태는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위태로운 것이다. 저층을 먼저 철거한 뒤 자연스럽게 무너지게 만드는 전형적인 ‘밑동파기’ 공법으로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현장과 엇비슷하다. 이곳도 학동4구역과 마찬가지로 안전 장치는 파편, 먼지 등을 막기 위한 얇은 가림막과 이를 고정하기 위한 쇠파이프뿐이다. 특히 운암중 버스정류장과 운암3동행정복지센터 버스정류장 뒤편에는 가림막과 얇은 철제판을 제외하곤 안전장치를 찾아볼 수 없다.

또 재개발 공사로 이미 건물 상당수가 철거된 동구 계림4구역 일대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3층 높이 건물은 가림막으로 막지도 않은 상태다. 계림초등학교 후문에서 광주역 방향의 철거 현장에는 건물 높이에 맞는 천막만 설치돼 있을 뿐 보행자들의 안전장치는 없다.

이 같은 안전불감증 철거 현장이 곳곳에 있지만 광주시와 자치구 등 지자체는 실태나 알고나 있는지 점검은 하고 있는지 갑갑하다. 뒤늦게 광주시가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을 안전 점검 특별주간으로 선포하고 건축물 해체 공사 현장 28개소를 대상으로 안전 관리 대책 이행, 해체계획서와 일치, 안전을 위해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행정기관들은 꼭 인명이 희생되는 대형사고가 터지고 나면 반짝 후속대책을 내놓는다. 그러다 잠잠해지면 또 다시 무사안일한 과거 행태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제발 이번만큼은 제대로 일 처리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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