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수사기관 잇따른 압수수색
가족처럼 지낸 당원끼리 고소 고발
모두 공천 배제…제3 인물 선택 가능성
‘원팀’ 불발 총선 과정 전반에 악영향

 

치열하게 전개된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자중지란을 겪다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

위기를 느낀 중앙당은 경선 승리 후보에 대한 공천장을 회수하는가 하면 경쟁 후보들간 고소·고발로 인해 수사기관의 손에 자신들의 운명을 맡기는 꼴이 되고 있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9일 오전 9시부터 4시간에 걸쳐 광주 동구 안도걸(광주 동남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캠프) 등지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안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이 경선 과정에서 자원봉사자·선거운동원에게 금품·식사비를 제공했다’는 고발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안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기부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고발장에는 ‘이병훈 의원(민주당 현역)이 하위 20%로 평가됐다’는 허위 글을 안 예비후보 캠프 자원봉사자들이 지역 유권자와 권리당원 등이 포함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 올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안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자원봉사와 선거운동원에게 금품 및 식사 비용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이병훈 의원을 누르고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이에 대해 안 예비후보는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병훈 의원 측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명예훼손·무고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경선 과정에서 전화 홍보를 부정한 방법으로 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한 민주당 광주 북구갑 정준호 예비후보 측을 상대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북구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사무소 내에서 20여명의 전화 홍보원에게 일당 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정 후보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준호 예비후보도 현역인 조오섭 의원을 경선에서 이겼다. 이후 조 의원은 정 후보의 전화홍보방 불법 운영과 예비후보 신분임에도 홍보 문구에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라고 명시했다고 하는 허위 사실 공표 등을 주장했다. 경선 투표 기간 휴대전화 착신전환을 통해 대리 투표를 시도한 의혹도 제기했다.

압수수색과 관련해 정준호 예비후보는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 합법적으로 일했으며 전화 홍보방을 불법 운영한 사실이 없다”며 “착신전환은 처음 듣는 이야기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전남에서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가 ‘이중투표’를 권유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곳곳에서 고발전과 함께 법적공방으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나주·화순 선거구 예비후보인 손금주 전 의원은 지난 18일 현역인 신정훈 의원 측의 조직적 이중투표 유도행위를 규탄한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전남도선관위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경선에서는 김문수 당대표 특보와 손훈모 변호사가 맞붙어 손 변호사가 이겼지만, 손 변호사측의 이중 투표 등 경선 부정 의혹을 이유로 결국 김 특보가 공천장을 받았다.

이처럼 경선 과정에서 예비후보들간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수사기관의 수사까지 받게되면서 본선에서 민주당 승리를 위한 ‘원팀’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또한 함께 경선했던 후보들 모두가 공천에서 배제되고 지역 연고도 없는 제3의 인물이 어부지리 공천을 받는 상황까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지역 정치권 전반에 피해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광주·전남에서 ‘원팀’은 선거기간 중 수도권 등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백중세를 보이는 선거구의 총선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에서의 경선 과열 양상은 ‘민주당 원팀’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민주당 깃발아래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당원 동지들이 경선을 거치면서 서로 적대시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민주당의 내부 진흙탕 싸움이 심화하면서 광주·전남 표심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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