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민주당 공천파동 영향
범야권 지지층·중도까지 가세
민주당 호재이자 악재…확장성?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주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호남에서 부는 조국혁신당 돌풍이 거세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일었던 안풍(안철수 국민의당 바람)과는 또다른 성격이다. 검찰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뚜렷한 지향점 아래 범야권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심판 여론과 민주당 공천파동이 불러온 신드롬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정치 지형과 국민 정서 등 보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면서 조국혁신당 돌풍이 총선과 그 이후까지 큰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총선 막판에 민주당 표 결집이나 도덕성·공정성 리스크, 20대 청년층의 낮은 지지율 등이 조국혁신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의 높은 지지율을 견인하는 돌풍의 진원지는 ▲호남 ▲진보 성향 ▲50대로 분류된다.

특히 호남지역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30%대를 넘어 40%를 육박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전화 면접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응답률 14.3%)에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호남의 지지율이 32%를 기록했다.(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른 매체의 여론조사 추이도 30~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당초 목표로 했던 비례대표 10석을 상향조정해 14~15석까지 내다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콘크리트 지지율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돌풍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윤석열 정권 심판과 검찰개혁이라는 선명한 목표를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 이를 통해 범야권 표 뿐만아니라 중도층까지 끌어 모으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종섭 대사·황상무 수석 사태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선거 전면으로 부상한 게 최정점이었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라는 구호가 먹히고 역대 선거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왔던 호남지역민들의 교차투표 성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정권심판론이 자리한다.

또 민주당이 총선 초반 심각한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이탈했던 호남의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몰리는 경향도 뚜렷하다.

광주·전남지역 현역 물갈이론에 편승해 친명 위주로, 과도하고 무원칙한 경선이 이뤄진 게 결정적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제1당 민주당에 대해 반감도 있던 터였다.

그렇게 이탈했던 민주당 지지층이 제3지대 새로운미래나 개혁신당으로 가지않고 무당층 형태로 머물러 있다가 새로운 대안, 조국혁신당을 찾는 모양새다.

호남지역민들 사이에는 조국 대표에 대한 동정론도 상당하다. 소위 ‘조국사태’로 우리 사회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은 있지만, 그동안의 검찰수사나 사법처리를 통해 충분히 감수했다는 시각이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거세지면서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몰빵론’을 들고 나온 것도 조국혁신당과 비례의석 경쟁을 해야 하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호재이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아져 투표율이 높아지게 되면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에게는 호재다.

최근 여론 추이대로 진보진영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흡수할 경우 범야권의 표결집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에 비례대표 의석 측면에서 보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의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 데이터 분석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 보다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조국혁신당 비례로 빠져 나가는 경향이 35%대로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 돌풍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고민이 깊은 이유다.

반면 조국혁신당의 확장성이 더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선거 막판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양강 대결구도가 치열해지고 민주당이 원내 제1당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 지지층이 도로 민주당으로 빠져 나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국 대표를 비롯해 조국혁신당 소속 후보들의 사법리스크나 공정성 논란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20대 청년층의 약한 지지세도 난제다.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넘어 확실한 원내 제3당으로 국회에 진입할 수 있을지, 총선 이후 윤석열 정부 후반기에 진영 다툼의 한 축으로 작동할 있을지 주목된다. 그 성패의 핵심에는 역시 호남의 민심이 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