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위해 1천만원 공탁…원심 양형은 무거워 부당”

 

자신의 담배 심부름 요구에 짜증을 냈다는 이유로 연인을 둔기로 때리고 강도짓까지 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2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형사1부(고법판사 박정훈·김주성·황민웅)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8년을 받은 A(7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모두 인정·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를 위해 1천만원을 공탁한 점은 새롭게 고려해야할 양형 요소”라며 “A씨에게 불리한 점을 모두 감안한다 하더라도 원심 양형은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16일 오전 3시57분께 전남 목포의 한 건물에서 자신의 연인인 60대 B씨를 둔기로 때리고 계단에서 밀어 떨어지게 한 뒤 가방·휴대전화 등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온몸에 골절상이 생긴 B씨는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B씨가 연락이 잘 되지 않고 자신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전날 시킨 담배 심부름에 B씨가 짜증을 낸 데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귀가할 때까지 기다렸고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날 때에는 상·하의를 갈아입고 모자까지 새로 쓰며 범행 은폐·인멸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기습 폭행에 자신의 연인인 줄도 모르고 의식을 잃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을 알게 된 뒤에는 엄벌을 탄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연인 사이에 계획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극히 나쁜 점, B씨의 고통이 크고 피해 회복에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