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결의 나흘째, 전남대 의대교수 92명 동참, 조선대 46명 사표
파견 공보의 만으론 공백 해소 한계 분명, 농어촌 의료 공백 우려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에 돌입하는 등 의정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외래 창구가 평상시보다 한가한 분위기다. /뉴시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에 대한 반발로 전공의가 떠난 광주 상급종합병원 일선을 지켜온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 130여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의·정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면, 병원을 지켜온 ‘최후의 보루’ 의대 교수들마저 다음 달 초 떠나며 이미 6주째 지속 중인 의료 대란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전남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교수 273명 중 광주 학동 본원·화순분원 소속 92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비대위가 벌인 설문 조사에서는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대한 찬성이 83.7%를 기록했다. 대학 측이 사직서를 수리하기 전까지는 법정 근로 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근무하는 준법 투쟁에 나선다.

조선대 의대 비대위도 전체 교수 161명 중 46명이 사직서를 냈다.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 129명(78%)이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찬성한 만큼, 사직 행렬 동참 교수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29일까지 교수들의 사직서를 모은 뒤 최종 대응안을 논의한다. 의정 갈등이 해결 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이르면 다음달 초 의과대학 학과장실에 사직서가 일괄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달을 넘긴 전공의 집단 이탈과 전임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겠다고 예고하면서 정부는 공중보건의·군의관을 추가 투입했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11일과 2차례에 걸쳐 파견·배치된 군의관·공보의가 총 11명이다. 조선대병원도 지난 25일 처음 파견 인력을 지원 받았다. 실무 교육을 거쳐 이날부터 일선 진료과에 배치된다.

두 대학병원에 파견된 공보의·군의관들의 진료과는 ▲성형외과 4명 ▲신경외과 3명 ▲정형외과 2명 ▲소아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1명 ▲영상의학과 1명 ▲안과 1명 ▲응급의학과 1명 등이다.

나머지 1명은 전문의 과정을 수료 못한 일반의다.

그러나 전공의 대거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해소에는 역부족이라고 병원들은 전했다. 특히 환자 생명이 오가는 중요한 응급 수술에서 필수적인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대다수가 이탈한 데다, 기존 마취과 전문의들의 피로 누적도 심각한 상황이다.

의료 취약 지역인 전남도에서는 지난 1차 공중보건의 차출 23명에 이어 이번에도 22명이 상급종합병원에 파견됐다. 전체 도내 공중보건의의 17%에 해당하는 수로, 농어촌 지역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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