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입장객 약 15만명·7억여원 수입 올려
경유형 넘어 머물고 즐기는 체류형 축제 발돋움
5천원 광양도시락 판매 등 바가지 근절 앞장
교통체증 및 사유지 야시장 문제는 해결과제

 

제 23회 광양매화축제 축제장 전경./양준혁 기자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광양매화축제가 봄을 재촉하는 상춘객들의 발걸음 속에 10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광양 매화, K-문화를 담다’란 주제로 열린 이번 매화축제는 특히 ‘차 없는 거리’ 조성을 통해 방문객의 안전과 쾌적함을 최대한 살렸다는 평이다.

또 축제가 개최된 이래 최초로 입장료를 도입, 유료입장객을 받았지만 입장료에 상응하는 축제장 전용 상품권을 발급해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생축제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더불어 매화랑 1박 2일, 섬진강 맨발걷기, 얼음 위 맨발 아마추어 대회 등 매화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축제현장만 보고 떠나는 경유형 축제를 넘어 지역에서 긴 시간을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축제로 발전한 점도 눈길을 모았다.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역시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광양도시락은 5천원이란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고품질로 큰 사랑을 받으며 바가지 없는 축제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인파가 몰리는 주말에 진입 차량 등으로 인해 과도한 병목현상 등이 발생해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은 점과 광양시 측이 가설 건축물 허가를 내주지 않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약 200여 동의 불법 가설 건축물이 축제장서 버젓이 운영을 했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한 과제로 남아있다 .
 

제23회 광양매화축제 사군자 테마관 전경./광양시 제공

◇다양한 컨텐츠로 차별화 시도

광양시는 이번 매화축제를 개최하며 함평·신안·담양군 등의 시·군과 화합해 전국 축제화에 나섰다. 지난 8일 매화축제 개막식에서 광양시(매화)를 포함해 신안(난), 함평(국화), 담양(대나무) 등과 사군자 테마축제 협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

매란국죽은 춘하추동 각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로 모진 계절의 변화에도 의연히 제 본분을 지키는 모습이 고결한 선비 같다 해서 이른바 사군자라 일컬어지는 식물이다.

시는 축제장에서 매화마을로 향하는 중심부에 테마부스를 설치하고 사군자와 관련한 작품을 전시했다. 또다른 부스에서도 ‘나도 서예가’ 코너를 만들어 무료로 서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또 사상 최초로 축제장 유료화를 선언, 매화가 가장 많이 피어난 청매실농원과 메인 축제장 진입시 5천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광양시 등에 따르면 유료입장객은 약 15만명으로 입장권 판매수익 역시 약 7억 5천만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요금을 받는 대신 축제장 내에서 사용가능한 5천원권 축제상품권이 지급된다.
 

제 23회 광양매화축제 광양도시락. 인기가 많아 오전이 다 가기전에 완판행렬이었다./광양시 제공

해당 상품권은 축제장 내 부스 뿐만 아니라 다압면 소재 상점 및 중마시장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범용성을 높였단 평가다.

특히 광양시는 환급 상품권 액수인 5천원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방문객들에 제공했다.

이중 가장 큰 인기를 끈 상품은 ‘광양도시락’으로 오후시간대엔 구매조차 안될 정도로 연일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단돈 5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매실담아 광양도시락’은 흰 쌀밥에 소시지, 멸치볶음, 매실장아찌 등을 가지런히 담고 김가루와 계란프라이를 얹은 푸짐하고 알찬 도시락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한 방문객은 “방송을 보고 5천원 짜리 광양도시락을 먹으러 왔다”면서 “정성껏 담은 푸짐한 도시락을 축제장 입장권과 함께 받은 축제상품권으로 바로 사 먹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제 23회 광양매화축제에서 맛볼 수 있는 매실아이스크림./양준혁 기자

매실이 주산지인 지역인 만큼 매실아이스크림과 하이볼 역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일부 부스에선 상품권 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사용할 경우 잔액 반환이 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23회 광양매화축제는 차 없는 거리 조성으로 안전과 쾌적함 두마리 토끼를 전부 잡았다. 사진은 매화축제 차 없는 거리 전경./광양시 제공

◇승용차·일회용품 없는 쾌적한 축제로

광양시는 축제장 내 일반차량을 통제해 매화마을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안전한 관광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위해 일반차량은 둔치주차장을, 대형버스는 섬진주차장과 도사주차장을 이용토록 했다.

둔치주차장에서 축제장 방향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축제장에서 둔치주차장 방향은 오전 6시 1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해 방문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더불어 섬진강변에 약 1㎞ 거리의 맨발길을 조성하고 이벤트를 진행해 관광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또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장을 만들기 위해 ▲용기를 공급-세척-재공급하는 다회용기 부스 ▲다회용기 인증사진을 제시하는 방문객에게 경품 기회를 주는 ‘용기를 주세요’ 이벤트 ▲관광객이 환경정화 활동을 할 수 있는 ‘볼런투어’ 프로그램 등을 운영으로 친환경 축제로 우뚝 섰다.

김성수 광양시 관광과장은 “해마다 교통난과 주차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만연한 바가지요금으로 상흔을 남기는 축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제23회 광양매화축제장서 시의 허가를 받지않은 부스가 운영중인 모습.광양시 관계자는 “지정된 장소에 있는 부스 외 나머지는 전부 미허가 부스다”고 강조했다./양준혁 기자

◇교통문제 및 불법 영업 부스는 해결 과제

이번 23회 매화축제는 차 없는 거리 조성으로 인해 축제때마다 길 위에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등의 위험한 상황이 사라져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단 평이 많았지만 주말 등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엔 신원교차로에서 진입·출 차량이 맞물려 병목현상이 발생하며 일부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매화축제를 찾은 방문객이 많았단 반증이기도 하지만 관련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불어 셔틀버스 이용을 위한 대기시간이 너무 길단 지적도 나왔다. 평일을 기준으로 잡아도 셔틀버스 탑승을 위해선 둔치주차장에서 40여분, 축제장에선 50여분 대기가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60세 임모 씨는 “주차장은 넓게 조성해서 쾌적했는데 축제장까지 가는 버스 배차시간이 너무 길었다. 차라리 차를 가지고 들어갔으면 마음이 더 편했을까 싶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광양시의 강경대응에도 불구, 축제장 인근에서 운영을 강행한 불법 영업 부스 문제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해당 부스들은 축제장 곳곳에 위치해 영업을 이어갔으며 광양시가 계고장 발부 및 고발조치 등을 예고했지만 해당 부지를 임대해준 주민들은 ‘사유지에 대한 침해’라며 집회를 벌이는 등 봄맞이 상춘객들의 눈살을 찌부리게 만들기도 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지정된 장소에 있는 허가된 부스 외 나머지는 전부 미허가 부스다”고 강조했다.
동부취재본부/양준혁 기자 y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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